군대에서 『엄마를 부탁해』를 읽고 처음 알게 됐었던 신경숙 작가님. 요즘 소설가 이응준 씨가 허핑턴 포스트에 표절 의혹을 제기하면서 한창 논란이 되고 있습니다.
군대에 있느라 집에서 멀리 떨어져 있었고 부모님 생각이 참 많이 나던 시절이었죠. 『엄마를 부탁해』를 읽고 나서 신경숙씨에게 개인적인 존경을 품었었습니다. 그래서 『모르는 여인들』이 나왔을 때 참 반가웠습니다. 좋아하는 작가의 또다른 작품을 찾아 읽는데에 한창 재미들려 있을 때 였거든요.
그래서 이번 표절 의혹 사건이 정말 충격적입니다. 표절 내용을 읽어봤을때, 확실하게 인용했다고 따질수 있는 부분은 "기쁨을 아는 몸이 되었다."의 한 문장 정도겠지만, 거짓말 처럼 한 문단의 내용이 흡사했기 때문이죠.
그리고 이전에도 표절 논란을 일으키는 작품이 몇몇 있었다는건 그 의혹을 더 증폭시켜주죠. 이번에도 이응준 씨가 직접적으로 지적을 하고 나서서 사람들에게 알려진거지, 그러지 않았더라면 조용히 묻혔을 거라고들 말합니다. 저도 이 사건이 본격적으로 떠오르지 않았떠라면 신경숙씨의 새로운 소설 『전설』을 직접 구입해서 보고 여러 구절을 조용히 마음에 새겼을지도 모릅니다.
며칠전 이 사건을 보고 신경을 안 쓰고 있었는데, 최근 검색해보니 표절이 의심되는 부분이 다섯 곳이나 더 발견되었다더군요. 소설이 전체 스토리 라인이나 전개도 중요합니다. 하지만 인간의 역사상 수많은 소설이 쓰여져 왔고, 인간의 경험은 보편적이기에 소재 자체는 한정되어 있는데, 이때 차이를 결정짓는게 작가의 문체와 디테일한 표현력이라고 봅니다. 여러 작가님들이 표절을 알아볼 정도였다면 그 구절들은 상당히 독창적이고 인상 깊었다는 뜻일텐데요. 이 소설의 주제를 결정짓는 중요한 문장들이 다 남의 것이었다니...
그렇게 좋아했던 작가님 이기에 이번 논란이 더욱 가슴 아프네요. 한국 문단의 현실이 대기업의 이익을 위주로 굴러가고 있다는게 참 아쉬운 현실입니다. 황우석 박사의 세계적 논란에는 물론 비할 바가 안되겠지만, 실적과 결과를 요구하는 사회의 요구에 맞춰 거짓을 범하는 순수 학문계의 현실이 마음을 저밉니다.